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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고소가 확정된 뒤 민사상 손해배상을 받은 판결

형사절차에서 허위 고소가 확정된 뒤 민사상 손해배상을 받은 판결의 판단 기준과 확인할 자료를 정리합니다.

성범죄 무고 사건이 늘어나면서, 허위 고소로 억울하게 수사와 재판을 받은 피해자가 무고죄 형사처벌만으로는 마음이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처벌은 국가가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절차일 뿐, 무고 피해자 본인의 정신적 고통이나 방어를 위해 지출한 비용을 직접 배상해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원고 A씨와 피고 B씨는 2019년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사이였습니다. B씨는 2021년 7월 A씨를 강제추행, 강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그러나 수사 결과, A씨는 2022년 2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혐의없음)을 받았고, B씨가 제기한 재정신청도 기각되었습니다. 이어 2022년 3월에는 강제추행 및 강간 혐의에 대해서도 불기소 처분(혐의없음)을 받았습니다.

A씨는 2022년 4월 B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B씨가 A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음에도, A씨가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강간당했다는 취지의 허위 고소장을 제출하고 거짓 진술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B씨는 2023년 8월 무고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형사판결이 확정된 후, A씨는 B씨를 상대로 5,440만 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민사6단독 오승희 판사는 원고 일부승소로 판단하여, B씨가 A씨에게 2,44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재판부는 먼저 B씨가 A씨를 무고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그로 인해 A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전제하였습니다. 그리고 '진술자가 형사사건에서 허위 진술을 하여 그 사건의 피고인이 유죄판결을 받을지도 모를 위험에 노출되었다면, 그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인정할 수 있으므로, 허위 진술을 한 자는 피고인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 재판부는, B씨의 허위 진술로 인해 A씨가 유죄판결을 받을 위험에 노출되어 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위자료로 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하였습니다. 아울러 A씨가 부당한 고소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 440만 원도 함께 배상하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무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법리

형법상 무고죄(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무고죄로 형사처벌을 받는 것과, 그 허위 고소로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민사상 손해를 배상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형사처벌은 국가와 가해자 사이의 문제이지만, 민사 손해배상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판결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허위 고소로 수사와 재판을 받은 사실 자체만으로 정신적 손해가 인정된다는 점을 '경험칙'으로 설시하였다는 것입니다. 즉, 피해자가 실제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거나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별도로 증명하지 않더라도, 유죄판결을 받을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사정 자체로 정신적 고통이 추단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무고 피해자의 입증 부담을 상당히 덜어주는 법리입니다.

첫째, 무고죄 형사판결의 확정은 민사 손해배상청구에서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B씨의 무고 유죄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핵심 근거가 되었습니다.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는 민사소송에서도 유력한 증거로 작용하므로, 무고 피해자는 형사고소와 그 확정판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둘째, 배상 범위에는 위자료뿐 아니라 방어 비용도 포함됩니다. 이 판결은 위자료 2,000만 원에 더하여, 피해자가 부당한 고소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 440만 원도 배상 대상으로 인정하였습니다. 억울하게 고소당한 사람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도 무고 가해자가 배상해야 할 손해에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셋째, 정신적 손해의 입증 부담이 완화됩니다. 앞서 본 것처럼, 유죄판결을 받을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사정 자체로 정신적 고통이 경험칙상 인정되므로, 피해자가 별도로 정신과 진단서 등을 제출하지 않아도 위자료 청구가 가능합니다.

무고 피해자가 유의할 점

허위 고소로 수사나 재판을 받은 경우, 먼저 형사 절차에서 무혐의 처분이나 무죄판결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불기소 처분이나 무죄판결이 확정되면, 이를 근거로 상대방을 무고 혐의로 고소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무고 가해자에 대한 형사판결이 확정된 이후에는,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위자료와 방어비용 등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형사판결서와 수사기록, 변호사 선임계약서 및 비용 지출 내역 등을 증거로 준비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손해배상청구권도 소멸시효의 적용을 받습니다. 민법 제766조에 따르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무고죄 형사절차가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효가 지나기 전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사건 사례는 공개된 원문에 기재된 사실과 결과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사건마다 사실관계와 증거가 다르므로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김현욱 변호사의 아래 블로그 글을 바탕으로 홈페이지 독자에게 맞게 정리했습니다.

김현욱 대표변호사
대표변호사 김현욱

前 공군 군법무관 · 前 공군 작전사령부 징계·인권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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